생명의 삶 큐티
요한복음 4장 15~26절
“주여 그런 물을 주사 목마르지도 않고 또 여기 물 길으러 오지도 않게 하옵소서”
사마리아 여인은 예수님이 주시는 물을 그저 좀 신기한 물로 생각했다.
“한 번 마시면 다시 목마르지 않은 물이요? 그럼 주세요. 다시 물 뜨러 안 와도 되고 편하겠네요”
예수님의 말씀을 가볍게 여겼는지, 아니면 그런 물이 어딨냐고 한 번 줘보라는, 그런 비꼬는 말투였는지도 모르겠다.
물을 달라는 여자의 말에 예수님은 이렇게 답변하신다.
“네 남편을 불러오라”
사마리아 여인에게 남편은 어떤 의미인가? 예수님께서는 “이미 다섯이 있었고, 지금 있는 사람도 네 남편이 아니다”라고 말씀하신다. 그래서 “남편이 없는 게 맞다”라고 하신다.
사마리아 여인에게 남편은, 그녀의 살아가는 방식이며 삶의 유일한 해결책인데, 동시에 계속된 실패이기도 했다. 여섯 번째 남편이 있으나 그 역시 여자의 대책이 되지 못한 것이다. 그래서 남편이 없다는 말로 이야기를 피하려고 했을 것이다. 그러나 주님이 주시는 생수를 받기 위해서는, 그런 ‘남편’을 불러와야 한다.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의 방식, 내 유일한 해결책, 내 삶의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가치관들… 그런 것들을 완전히 바꿔야 하는 것이다.
예수님의 답변을 듣고 깜짝 놀란 여인은 예수님을 선지자로 보았다. 그리고 이제 대화를 영적인 질문으로 확장한다. 계속 이 땅의 이야기만 하다가, 이제야 예수님의 말씀 속으로 한 발작 나아간 것이다.
“우리 조상들은 그리심산에서 예배를 드렸는데,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합니다.”
아마도 사마리아 여인은 예배드리는 장소가 마음에 많이 걸렸던 것 같다.
(아브라함과 야곱은 그리심산 가까운 곳에 제단을 쌓았다(창 12:7; 33:20). 또 그리심산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축복을 선포한 곳이기도 하다(신 11:29; 27:12). 게다가 신명기에는 에발산이 아니라 그리심산에 제단을 쌓으라고 되어 있다(신 27:4-6). 실제로 사마리아 사람들은 기원전 400년경에 그리심 산에 성전을 건축했다. 기원전 128년에 하스모니아(마카비) 왕 요한 힐카누스가 사마리아 성전을 파괴한 뒤에도 사마리아 사람들은 계속해서 그 성지에서 하나님을 예배했다.)
그러나 어쨌든 솔로몬 성전은 예루살렘에 있었고, 포로 귀환 후 지어진 스룹바벨 성전도 당연히 예루살렘이다. 그리고 예수님 시대에 지어지고 있는 헤롯 성전도 스룹바벨 성전을 보수하는 것이다.
그런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님과의 대화 가운데, 자신의 삶을 다 아시고 또 신앙의 문제를 풀어주시는 예수님이, 바로 기다리던 그리스도이신지 물은 것이다.
“네게 말하는 내가 그라”
예수님의 시원한 답변은 사마리아 여인에게 확신이 되었다. 사마리아 여인의 삶이 예수님을 만나 완전히 새롭게 된 것이다.
이 땅의 것들은 결국 끝나게 된다. 짧은 시원했던 순간이 있을 수 있지만, 다시 갈증에 시달리게 된다. 이 땅에서 ‘성공’ 혹은 ‘구원’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다.
당시 상황을 보면, 사마리아 여인은 남자들에게 버림받고 다시 다른 남자와 결혼하게 됐는지, 모두 사별했는지 모르지만 기구한 삶을 산 것 같다(그 당시 이혼은 대부분 남자의 결정에 달려 있었고, 남편 없이 여인 혼자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. 그렇기에 그녀의 선택이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 것 같다.) 그녀의 삶은 도저히 나아질 방법이 없었다. 어떤 방법이 그녀를 구원할 수 있을까? 그래서인지 기껏 바라는 일이 ‘물 길으러 갈 필요 없는’ 그 정도였다.
하지만 예수님이 주시는 생수는, 그런 저 차원의 구원이 아니다. 이 땅의 모든 삶을 초월한 영원한 구원이다. 그 어떤 것도 막을 수 없는 평안이며 깨지지 않는 기쁨이다. 그것은 성령 안에서 드리는 예배이며, 이 땅을 떠나서도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다. 예수님이 오심으로 그 구원의 길이 열렸다.
“하나님은 영이시니 신령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”
주일인 오늘, 우리가 드리는 이 예배가 바로 구원인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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